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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상/전시&공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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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IBF - 한강 작가 강연 영원히 새롭게 출현하는 것들 이번 서울국제도서전에 한강 작가가 주제 강연을 맡아 한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꼭 가야겠노라 다짐 했었다. 신청 날을 달력에 적어두고, 알람을 맞춰두고, 티켓 오픈시간을 기다리며 긴장하고 있자니 소녀팬이 된 기분이 들었다. 이 글은 한강 작가가 한 말을 받아 적은 걸 토대로 내 생각을 덧붙인 감상이다. 좋아하는 작가님이라 설레는 마음으로 갔는데, 정말 내가 생각한 모습이라 신기했다. 말투, 어휘, 생각 모두. 한강 작가는 그가 쓰는 글과 닮았다. 글은 사람을 닮는다는 말에 깊이 동감 했다. 무언가 확실할 땐 기도를 하지 않는다 기도는 불확실성을 견뎌내기 위한 자기 위안이다. 100년 뒤에도 존재할 숲 그들은 어떻게 100년 뒤를 그리 쉽게 보장하는걸까. 사실 생각해보면 100..
전시 - 데이비드 호크니 展 화풍이 끊임없이 변화한다. '더 큰 첨벙', '세레나데'와 '호텔 우물의 경관'까지. 초기에 추상주의를 지양했다 하는데 결국 자신이 보는 세상을 표현하기 위해 추상주의로 빠져드는 과정이 인상 깊었다. 본인이 정했던 한계를 지우고, 세상을 확장한다. 80이 넘은 지금도 끊임없이 새로운 시도를 멈추지 않는다. 괜히 거장이 된 게 아니겠지. 세상을 바라보는 찰나의 순간을 어떻게 잘 표현할 수 있을까 끊임 없이 고민했으리라 느꼈다. 물보라를 위해 2주를 공들이고, 그 순간의 빛이 빚어내는 색감 표현을 위해 수많은 날을 고민하고. 사진은 충분히 현실적이지 못하다는 작가의 말이 어렴풋이 와닿았다. 직접 경험한, 사진이 잡아내지 못한 그 순간을 그림으로 남겼겠지. 전시와 별개로 도슨트는 실망스러웠다. 평소 도슨트는 ..
전시 - 아스거 욘 : 대안적 언어 MMCA 아스거 욘 展 사실 불온한 데이터보다 아스거 욘을 먼저 봤다. 아스거 욘을 보고 예술이 독립적일 수 있는가에 대해 생각했는데, 불온한 데이터를 보며 똑같은 의문이 들었다. 그 뒤 독서모임에 나가서 여러 의견들을 교환하며 생각이 좀 정리된 느낌. 전시의 배경 및 내가 전시를 보던 당시 느꼈던 생각과 스스로에게 던졌던 질문거리들을 기록해둔다. 예술 경향의 변화 2차 세계대전 전후로 이성이 모든 걸 통제할 수 있다는 믿음이 깨지면서, 더 자연적인 것으로 회귀하려는 경향이 예술계에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회화 도구로 쓰인 적이 없던 재료들을 사용하고 어린아이와 노동자, 정신병자 등 예술을 배운 적이 없는 자들의 활동을 더 순수하다 여기며 예술로 승화시켰으며, 마찬가지로 서양보다 더 순수하다 믿은 아시아 ..
전시 - 불온한 데이터 MMCA 불온한 데이터 展 . 데이터가 실체 하지 않지만 존재한다는 사실을 표현하기 위해 작품에 대한 설명을 OPP 필름에 달아 부유시켰다고 한다. 무엇이든 의도를 알게 되면 느끼는 바가 달라진다. 전시를 독서모임에 추천했더니 언어에 따른 데이터 권력 집중 문제도 다루고 있냐 물어보는 분이 있었다. 전시를 감상할 땐 미처 생각지 못했는데, 굉장히 공감 가는 내용이다. IT 계열을 공부하고 있자니 더 와 닿는다. 양질의 정보는 영어권, 혹은 알파벳을 사용하는 언어권에 집약되어있다. . 데이터를 모든 사람들에게 나에 대한 데이터가 끝없이 기록되고 재생산되는데, 막상 자기 자신은 어떤 데이터가 기록되고 어떻게 쓰이는지도 모른다. 수집된 데이터들은 권력이다. 덴마크의 작가들은 사회성을 띈 예술을 많이 한다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