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감상/책

소년이 온다

소년이 온다

한강 저


 

 

공유되었어야 할 아픔의 망각에 대하여

 

 

어떻게 벌써 분수대에서 물이 나옵니까. 무슨 축제라고 물이 나옵니까. 얼마나 됐다고, 어떻게 벌써 그럴 수 있습니까.

기억에서 밀어내고 지워버리는 건 그렇게나 쉽다.

 

광주는 고립된 것, 힘으로 짓밟힌 것, 훼손된 것, 훼손되지 말았어야 했던 것의 다른 이름이었다. 광주는 수없이 되태어나 살해되었다.

광주는 현재진행형이다. 불과 4년 전 4월에도 우리는 광주를 봤다. 어느 곳이나 광주가 있고, 또다시 살해당하고 있다.

 

 

그 슬픔에 대해 지겹다 하는 사람들이 더러 있다. 솔직히 이해할 수 없는 말이지만, 애써 수긍하려 해봤다. 충격에서 일찍 헤어 나오려 발버둥 치는 거라고, 너무 힘들어 덮어버리는 거라고. 여태껏 그래왔듯이.

 

하지만 억지로 덮은 상처는 언젠가는 터질 것이다. 망각은 치유가 될 수 없다.

세상 모든 광주와 그로 인해 힘든 이들에게 필요한 것은 망각이 아니라 기억의 공유와 아픔의 연대다.

 

 

 

'감상 > ' 카테고리의 다른 글

내게 무해한 사람. 최은영.  (1) 2019.08.14
백의 그림자. 황정은.  (0) 2019.07.24
디디의 우산. 황정은.  (0) 2019.07.07
여행의이유. 김영하.  (0) 2019.06.06
경애의 마음  (0) 2018.11.05